다시 사는 죽음
벌써 그이의 대상(大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산 자의 시간은 이렇듯 무정하고 또 빠르다.
이제 며칠 후면 그이의 죽음까지 능멸하던 인면수심의 모리배들을 향해
기꺼이 삼년상을 치르겠다던 딴지 김어준의 넥타이 색깔도 바뀌겠지만
그이를 향한 많은 이들의 마음은 오래도록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수십여 년 동안 오월이 광주를 기억하는 시간이었듯이 앞으로의 오월은
그이를 추억하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 죽음으로도 종결되지 않는 죽음이 있다.
아니 죽음으로써 다시 사는 죽음이 있다.
그이의 말과 정신이 우리의 내면에서 고동치는 한 그이는 결코 죽지 않는다.
2010년 10월 봉하, 정 선생과 학교 빠지고 아빠 따라나선 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