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父子子
두말할 나위 없이 어버이를 어버이답게 하는 것은 자식이다.
잘나건 못나건 제 아비 어미를 하늘로 이고 살아가는 자식이 있기에
어버이는 철이 들고 그제야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다.
저마다 사는 게 녹록지 않다 한다.
사람에 치이고 벌이에 지치고 돈에 목마른 인생이 제 보기에도 남부끄럽다.
허나 동란(動亂)의 겨운 삶 속에서 미당이 노래한 시구의 일절마냥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길러가야 하지 않겠는가.
파랑같은 삶 속에서 기진하여 까무러질 때
세상의 모든 어버이여, 어린 자식의 그 순정한 눈을 들여다보라.
저 티 없는 순수를 생장시킬 의무를 하느님께 부여받은 존재,
그대는 아비이고 어미이다. 어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