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그리움에 관한 단상 메말라가고 있는 지금에도 가끔씩 졸음처럼 다가오는 그대에 대한 기억의 습관들... 그것은 흔들어 놓기만한 허무함 만을 가져온채 그 빈자리에 눌려 일어나지 못하고 마는 현재의 나를 만날 뿐이다. 그래, 어제는 우연히도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그 친구의 커피를 마시는 모습에서 당신을 떠올렸다. 아니 뇌리에 스쳤다고 할까?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기억은 교통사고와도 같아서 주워담으려고 해도 이미 주체하지 못할 기억의 홍수에 빠지게 한다. 웃으면서 내게 당신은 "커피 맛과 향이 제일 좋을때가 언제인줄 아느냐"고 물었고 맛과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공손히 두손으로 커피를 마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몇분을 멍하니 당신이 던진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있을 쯤에 자그마한 당신의 습관은 그렇게 기억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신이 보는 앞에서 대답 할 수는 없지만 "커피는 비가 오거나 흐린날에 마셔야 맛과 향기가 뛰어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고 기억한다. 그렇게 당신과 헤어진 뒤에야 깨닫게 된 그 진실은 어느새 나를 커피 애호가로 돌변시켜버렸다. 오늘도 이렇게 그때 마신 그날의 커피 맛과 향을 찾아 커피 포트에 물을 올린다. 그것은 메말라 가고 있는 지금에도 그대의 기억을 떠올리는 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그리움이기 때문이다. Written By Boycarax
boycarax
2004-01-17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