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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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시장에서
홍 경 임
꽤나 많이 무엇이나 장만할 사람처럼
새벽부터 모란 시장갈 채비로 분주하다
나를 학수고대하는 그리운이가
눈을 꿈뻑이며 애타게 기다리기나 하는 듯
11月 늦은 가을비에 홀로 젖는 내 마음
오늘은 이른 새벽 벌써부터 모란시장
저자거리에 나가 서 있다
5일마다 보는 얼굴 정다운 얼굴들
매월 4자 있는 날 9자 들어간 날
포장마차 음식점에 갑남을녀 둘러 앉아
웃음꽃 피우며 잔치국수 먹는 날
쭈그렁 밤탱이 음식점 주인 아줌마
입에 침이 마를 새라 자식 자랑 한창이고
등산길에 만났다는 노커플 늙은 애인 1쌍
되지도 않는 소리에 톤을 높이며
가는 세월을 한껏 나무란다
난 눈물이 찔끔나는 홍어찜 한 입 물고
저물어가는 11月 모란시장 둘러보며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인생의 진국을 울커내는
함께한 그대에게
핑크빛 남은 인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