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2 아내가 병들고 난 후 알게 되었다. 무촌과 일촌의 차이가 무엇인가를. 무촌인 나는 우울의 고치 안에 들어 앉은 아내를 보며 때로 화를 내기도 하고 지청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와 피로 이어진 일촌의 내 아이들은 달랐다. 찬흠이는 말없이 공부에 힘써 끝도 없이 상장을 모아왔고 일린이는 고사리 같은 손을 옴작거려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 어린 자식이 건네온 편지를 읽으며 나와 아내는 울고 또 울었다. 그렇게 한없이 울면서 아내는 엄마와 아내의 자리로 한 걸음씩 되돌아왔다. 칠흑의 인생길에서 발밑을 비춰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어미에게 반딧불이가 되어준 찬흠과 일린, 이 미덥고 느꺼운 내 새끼들.....
자투리
2011-04-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