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대로, 우리는 이대로, 멈춰선 모습이 아름답다. 서로 가벼이 가까워질 수 없는 모습이 아름답다. 등 너머 소통하며 하루를 나누고 얉은 마음을 공유한다. 한 걸음 다가설 때, 한번 더 껍데길 벗기려 할 때, 우리의 마지막은 여지없이, 추해진다. 우리는 이대로, 등 돌린 모습이 아름답다. 귓속말로 나누지 못하고 뜨겁게 안을 수 없기에, 곁에 두고 떨어져 바라는 시선에, 그 모습이 눈물나도록 아릅답다. 아름다워 흘리는 그 눈물 조차, 너무나 아름답다. 우리는 이대로, 당장 끝나버려도 서글플 수 없는 동행. 평행히 나아간다, 다가서지 못한 채로.
차갑고파란달
2011-03-23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