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얼굴을 훔치다
"이제 이 땅에 뭇 생명의 신음소리 그치지 않으니
이 무상한 육신을 버려 천성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저자거리에 나가 몸과 목숨을 버리겠습니다"
45일간 단식을 벌였던 양산 내원사 지율 스님이
저자거리로 내려오셨습니다. 스님은 고속전철이 경남 양산
천성산으로 관통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공사착공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둔 상태이고,
지금 도롱뇽을 원고로 내세운 기발한 소송이 진행중입니다
사진은 도롱뇽소송 전국순회 길에 대구 동성로 선전전을 마치고
전세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신 스님 얼굴을 살짝 훔쳤습니다.
도는 속세 밖 깨달음의 세계에 있지만, 또한 도는 속세에서
저자거리 범부들과 함께 갈고 닦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율은 큰산울림이 되었습니다.
도롱뇽의 친구들이 진행하는 전국순회행진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4일 (대전)
오후 2시 대전역 또는 은언정 거리 (거리서명)
오후 6시 용전동 채식사랑(간담회)
-대전녹색연합 회원의 밤(017-438-7506 박현주)
15일 (청주, 인천)
오전 9시 청주 원흥이 두꺼비 살리기 현장방문
오전 10시 30분 성안길 조흥은행앞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시민대책위원회와
공동기자회견 및 거리서명- 017-428-5505 박완희)
오후 3시 인천 신세계백화점 (거리서명)
오후 6시 30분 인천구월동 한미은행본점 10층 1002호
(간담회)
16일 (서울)
오전 10시 종로 느티나무 카페(기자회견)
오후 2시 조계사 일대 (거리서명)
-환경부장관 고발, 도롱뇽소송 법률전문가 지지선언
오후 3시 울산 지방법원(도롱뇽소송 3심)
오후 8시 서울에서 해단식 장소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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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의 품을 떠나며
- 지율
한걸음 한걸음 더딘 발길을 옮겨
이제 천성의 하늘에 닿았습니다.
우리 올라온 길은
뜨거운 아스팔트가 아니었고
거친 돌밭길이 아니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참회와 발원, 정진의 발걸음이었기에
뜨거운 아스팔트와 거치른 돌밭에서도
마음을 추스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중 무애한 화엄의 세계를 설하신 부처님
한마음 일어남으로 세계가 있어나고
한 중생의 울음소리에 법계가 무너진다 하였습니다
이제 이 땅에 뭇 생명의 신음소리 그치지 않으니
이 무상한 육신을 버려 천성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저자거리에 나가 몸과 목숨을 버리겠습니다
이제 다시 낮은 발걸음으로 천성산을 떠나가지만
우리의 넋은 화엄의 언덕에서 반황하고
밤마다 갈대 숲에 깃드는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3보 1배 회향일 화엄의 언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