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에게 묻다
풀에게 묻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집은 흔적도 없었다.
길가던 노파만이 집터를 기억했고 나를 안내했다.
나를 알아보고는 반겼지만, 환한 표정은 잠시었다.
그 노파도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과거를 되싶고 싶지 않음을 직감했으리라.
작은 풀 한 포기 한 포기............정겹다.
내어릴적 같이 자랐던 풀들이
이곳에까지 와 씨를 뿌리고 자라 나를 반겼다.
그 풀들의 세포 세포에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
내가 잊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긴긴세월................어여쁘구나.
2010년 10월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