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21
뉴욕에는 수많은 벤더들이 있다. 그들은 그들의 노상영업이 법적으로 허용되었음을 알려주는 허가증 비슷한 것을 목에 걸고 있다. 저날 저때, 나는 메이시스 백화점에서의 폭풍쇼핑 후 스타벅스에 앉아 프라푸치노 한잔을 쪽쪽 빨고 있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올라갈까 재즈공연을 볼까 고민하던 와중, 통유리 너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저 노인의 옆에는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파는 트럭과 과일을 파는 리어카가 있었다. 셋은 서로에게 자기가 파는 것을 권하며 틈틈이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저 자리에 앉아 있던 한참동안 노점에 들르거나 하물며 기웃거리기라도 하는 손님은 단한명도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셋은 자기의 가게를 매만지느라 분주했다. 소프트아이스크림 트럭이 떠나고 연이어 과일을 팔던 리어카가 떠난 뒤, 혼자 남아 프리첼을 팔던 노인. 휴가라는 핑계로 붕붕 들떠있다가 다시금 마주한 현실에, 새삼 숨이 컥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