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이작가(아니라고 해도 꼭 그렇게 불러주신다 ㅎㅎ), 오늘은 나 사진 좀 몇 장 찍어줘" "저야 사진 찍으러 오는 놈이니까 어려울건 없는데, 오늘은 무슨 특별한 일이 있으신가 봐요?" "응, 오늘은 내가 졸업하는 날이야" "졸업이요? 웬 졸업이요?" "여기 장에서 장사를 그만둔단 얘기지" "갑자기 왜 그런 결정을 내리셨어요?" "몸도 안 좋구, 장사도 영 신통치 않아서 말이지..." 사진을 찍은후 할아버지는 단골손님들이 지나갈 때마다 가게로 불러 들여서는 고마웠다며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을 선물로 안겨주시면서 점포정리를 시작하셨다. 햇빛이나 비바람 가릴 것 하나 없는 맨땅에서 시작해 50년을 이어온 한 장꾼의 전설이 그렇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얼떨결에 그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게 된 내 카메라는 무겁게 떨리고 있었다.
내일바라기
2010-09-19 0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