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추억 여름 휴가 때 찾은 안동 일직의 처외삼촌댁엔 지난 해 돌아가신 삼촌의 반가운 목소리 들리지 않고 지친 선풍기만 돌고 있다. 방충망 너머의 빛과 마루의 어두움이 교차하여 이 곳에서 맞았던 많은 여름의 추억이 나의 머리를 채운다. 육안과 달리 방충망을 굴절되게 읽어내는 렌즈의 마술이 밖에 있는 사물의 호기심이 된다. 저 마당에서 발가벗고 물통에서 물장난하던 내 아들은 벌써 다음달이면 전역하는 육군병장이다. 따갑던 여름도 두 번의 태풍소식으로 맥을 잃고 벌써 추석의 설레임으로 내 곁에 가을로 나타났다.
mjc1919
2010-09-18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