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번째다, 겨우 울음을 참고 진정된 마음으로 단어 하나하나 써나가던 것을 저장도 하지 않고 바로 다른 페이지로 넘어갔다 처음이 이런식으로 어그러지면, 그 이후의 것들이 사라진다, 날아간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로 둬야지 담담히 읽어 내려가다가, 눈에 닿자 마자 울음이 쏟아졌다 나의 울분과 설움이 그녀의 말 한마디에 소리를 낸다 마지막 남은 세제를 넣고 몇개의 팬티와 몇개의 수건과 몇개의 티가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 들릴 듯 말 듯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 그리고 (첫 번째엔 Waking up.) Undae.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다시 요의가 느껴져 화장실에 들어갔다 변기 위에 조금 전 샤워를 하며 벗어둔 팬티가 올려져 있다 우리집 세탁기는 너무 작고 귀여워서 세탁 시작을 하면 끝나기 전까진 전원을 꺼도 문이 열리지가 않는데, 너무 작고 귀엽기 때문에 동그란 문 앞 까지 물이 반 쯤 차 올라와있기 때문에, 열리면 다 쏟아지고 말 세탁중인 물. 이것을 쓰는 중에 또, 오줌이 마려온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꿈만 같다, 이곳으로 이사온지 수 개월이 흘렀는데, 어제와 같은 청소는 처음이었다 혼자 있고 부터는 청소하기가 두려웠다 청소가 왜 두려운지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슬퍼져서 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거실 바닥에 깔아둔 이불을 걷어 내고 얼룩말 러그를 걷어 냈다 청소기로 여러번 밀었는데도, 머리칼이 어디에선가 자꾸만 자라났고, 수 번을 밀고 닦고 먼지가 쌓인 책과 노트와 화장품과 초와 화장지와 라면과 랩과 냄비와 커피와 밥통과 테이블과 고장난 텔레비젼을 닦았다 깨끗해졌지만 정리는 여전히 안 되어있다 넓어진 공간에 어수선한 물건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꿈만 같다, 그럼 나는 매일같이 꿈만 꾸고 싶은데 현실은 또 그렇지 못하다 꿈은 꿈인채로 나는 나인채로 현실은 현실로. 무엇이 꿈이고 현실인지 아직 어려운 나는 당신과 당신 꿈을 꾼다, 얼굴이 보이지 않은 채로 서로 대화하며 웃고 안아주고 안녕을 한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꿈만 같다, 나는 아니라고 말 하고 싶지만 솔직히 아닌 게 아니기도 하다 우리가 언제까지 꿈일 수 있을까, w_201008152123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꿈만 같다, 전문 p_2009 08 휴가 갈음이, x-700
진소흔
2010-09-10 2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