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일몰을 만나면 뭔가 홀린 듯 필름을 마구 소진하게 된다. 그땐 분명 시시각각 달라보였는데
현상을 하고 인화물을 보던가, 스캔을 하고 보면 비슷비슷하고 내가 봤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날 때가 더 많다. 그렇다구 해서 일몰을 찍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엔 일출, 일몰
은 아예 안찍는 사람도 꽤 있다. 가끔은 그게 더 현명한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
분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다. 어찌 그것을 그리 쉽게 그냥 보낼 수 있는가 하고... 이번에
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한롤을 찍었는데 가로, 세로, 일몰의 뒷편, 좌, 우, 바닥, 구름, 구름 또
구름, 구름, 빛, 빛, 빛, 빛, 빛... 그 중 하나...
Contax T3, Fuji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