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하리만치 지금은 평온하다. 아침에 나올 때만해도 몹시 불안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내가 무엇을 해결하지 못하는지 다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지금 상황에 대한 비관과 자괴감으로 꽤 오랜동안을 나를 괴롭혔다. 아직도 그 시기가 끝나지 않고 잠깐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일 수도 있다. 스스로 많이 안타깝고 가여웠던 그 동안의 나. 누구에게도 나의 손을 건낼 수 없었던 용기없고 외로웠던 나. 하지만 난 나를 놓고 싶지 않다. 이런 못난 나도 나이니깐. 그리고 나만이 내 편이 될 수 있을테니깐. 좀전까지만해도 그렇게 흐릿할 수 없었던 하늘은 누군가에게 보란듯이 쨍한 빛을 내고 있다. 그 빛이 깊이가 얼마큼일지 또 어떤 공기를 안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짐작한다. 깊고 넓지만 덥디 더운 공기가 아래 위로 깔려 있을 것이고, 그 공기와 빛은 우리의 온몸을 향해 돌진하겠지. 그래. 너라도 나의 옆에 있겠구나. 넌 느껴지기라도 하니 말이야.
앰버르
2010-07-19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