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치지 말았어야 했다 간결하게 놓여진 다리와 다리와 다리 사이로 얕은 골짜기가 놓여지고, 지난 사랑이 흐른다 닫혀 있던 수문이 열리고, 단단히 매어져 있던 기억들이 흐른다 천 리, 만 리라 생각했던 그 사람과 나의 거리가 다섯 걸음도 안 되게끔 가까와져 있다 목소리가 들린다. 곁눈으로는 무심하게 놓인 그의 한쪽 손이 보인다 현실의 눈을 감고 억지스럽게 기억에 집중한다 ─── 지나간 시간들 속에 지금은 없는 우리의 모습이 있다. 천진한 내 웃음의 살갗 우로 깊숙히 베어진 생채기가 보인다 마주치지 말았어야 했다 * * * 애써 감춘 아픔이 기억 속에서 환생하고 있다
사이다같던
2010-06-24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