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시리즈 14 - 낙서
멋진 현대 미술관의 깍아지른 듯 말끔한 공간...
그런데 계단참 하얀 벽 곳곳에 누군가 그려놓은 쬐그만 낙서들
계단의 첫 기둥에는 마치 선언처럼 이런 문구를 적어놨다
"이곳은 예술의 기운이 덜 미치는 곳이니, 긴장을 푸셔도 좋습니다"
그리곤 꼭대기 층에 이르도록
구석 구석 마치 숨바꼭질하듯 이어지는 낙서의 행렬
'암 것도 아녀'
'지역 예언자'
'사연 많은 얼룩'
상당수의 관람객들이 이 낙서 찾는 재미에 팔려
로코와 피카소의 그림은 뒤로 한채 계단 기둥과 난간에 매달려
이 재기넘치는 無名 낙서가의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멋드러진 현대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바로 이 낙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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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덴바덴, 프리더 부어다 무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