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던 고향-수북정
어린 시절 참새 방앗간처럼 올라다니던 수북정이다.
규암면의 유래가 되는 규암(窺巖)의 꼭대기에 덩실하게 올라앉아
굽이쳐 흐르는 백마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정자 아래 절벽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 보면
설한풍에 얼어붙은 의자왕의 궁둥이를 '따땃이' 덥혔다는 자온대가 보인다.
사계절 풍치가 다 아름답지만 암녹색 녹음이 우거진 정자에 누워
'꿈꾸는 백마강'을 바라보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으리라.
장마 진 뒤 도도히 흐르는 탁류를 보는 것도 제 맛이다.
바로 옆, 다리를 지나는 차의 소음이 조금 거슬릴 때도 있지만
여기에만 올라서면 부여의 전경과 금강 하구의 풍광이 온전히 눈에 들어온다.
풍진 세상에 게슴츠레하기만 했던 여러분의 눈도 단박 휘둥그레해질 것이다.
입장료는 없다.
2009년 6월 6일, 온가족 께끼 하나씩 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