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심술
녀석의 마음을 버선 속처럼 뒤집어볼 수야 없지만
요전 어린이날 찬흠이 속이 불같이 끓었을 것은 눈 감고도 안다.
친구들이 제 어버이 손 붙들고 놀이 공원으로 마트로 행할 적에
녀석은 외가 텃밭에서 도라지를 캐야 했으니 그 '폭폭한' 속을 말해 무엇하랴.
허나 이삼십 년이 지난 먼 미래의 어느날,
이 사진을 보는 녀석의 입가엔 추억과 그리움의 미소가 번지리라.
볕바른 어린이날, 열한 살의 나는 고사리를 캤었지.
할아버지 사촌누이와 함께 두세 뿌리만 캐어도 상자에 넘쳐나던
오동통한 백도라지를 캐고 또 캤었지.
2010년 5월 5일, 용인 원삼면 죽능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