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의 길
富貴不能淫 부귀에 흔들리지 않고
貧賤不能移 빈천에 동요되지 않으며
威武不能屈 위무에 굴하지 않으니
此之謂大丈夫 이를 일러 대장부.
유혹의 물신이 내 마음을 휘저을 때나
광포한 가난이 내 영혼을 덮누를 때면
되뇌곤 하는 맹자의 일절이다.
남아로 태어나 호연한 장부의 삶을 꿈꾸지 않은 자 어디 있으랴.
남 보기에 영락없는 소장부인 나 또한
돌올한 기상과 웅숭깊은 내면을 지닌 헌헌장부의 삶을 꿈꾸었더니라.
허나 벌이의 삶은 비루하고 옹졸한 마음은 버릴 데 없어
하루를 마감하는 이 깊은 밤,
소장부의 회오와 자탄에 옹색스런 맘과 몸이 더욱 쪼그라든다.
2010년 3월, 반지마을 수요 장날, 일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