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우리만의 방식
갑자기 든 생각인데....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보편적인 남자와 여자가 그러하듯이 나는 내 인생에 등장해 준 당신을 위해서 - 뭐 결과가 좋았던지, 나빴던지.. - 그때까지 소중하게 간직했던 내가 좋아하는 방식들을 과감히 다 버리고 당신과 맞추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당신은 그때까지 살아왔던 당신의 방식을 나와 함께 나누고 싶어했지...
그게 말야... 어찌보면 서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상대방을 만나고 곁에 두려하는 대단히 위험한 모험일 수도 있었는데....
오늘날 우리에게 새롭게 형성된 당신과 내가 아닌 우리만의 방식을 가만 살펴보고 정리해보니 결국 다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내가 버린 것과 당신이 그대로 갖고 있었으면 했지만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리고 다 포기한 줄 알고 지내왔지만 여전히 밉살스러운 고집처럼 나에게 남아있는 것들과 애지중지 간직하므로 끝내 당신에게 남게 된 것들, 이것들의 배분이 절묘하게 일치하는 것 같아....
두 사람이 만났으니 당연히 각각 두배의 영역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살아가는 영역이라는 것이 그렇게 양적으로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는 게 아닌가 봐.
이렇게 합체해버린 우리는 새로운 조합의 방식으로 살게 되었지만 이제 따로따로 반쪽으로는 살 수 없게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