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에비타]를 홀로 극장에서 감동있게 보았다던 당신..그런 순수한 당신...
내가 떠나기 여름 무척이나 더웠던 어느날... 괜찮다고.. 내가 없어도 잘 할수 있다고..
웃으면서.. 애써 강한 척 했던 당신.. 조금은 덥지만, 내가 없어도 견딜 수 있다고 하던 당신..
새로 산 카메라로 당신의 모습을 담아서, 그래서 당신의 얼굴을 매일 보려고 했던 나.. 그 사진마져.. 당신은 나에게 힘든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웃는 얼굴로 가서 열심히 하라고 하던 당신... 빈이는 잘 보고 있을 테니...건강이나 잘 챙기라던 당신...
떠나던 아침 빈이를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리고 빈이에게 부탁을 했지요.. 당신을 지켜주라고, 우리 빈이는 남자니까.. 엄마는 여자라..
빈이가 꼭 지켜줘야해... 라고... 이제 6개월밖에 안된 아들이.. 제 말을 알아듣는지..등을 쓰다듬에 주었죠..정말로 떠나기 싫었던 그 때..
공항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잘 갔던 당신... 내가 들어갈때까지 애써 노력했던 당신..
당신도 여자였네요.. 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았지요... ... 마치 다시는 못 볼 것처럼..
벌써.. 겨울이 되고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없이 힘들었던 모든 기억들 제가 당신에게 부족했던 모든 것들...
이제 부터 채우고 싶네요.. 어쩌면 이 사진이 여기 영국에서 올리는 마직막 사진이겠네요..
당신의 모습을 그리고 이제는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한 사진을 올리고 싶습니다.
아직도 철없는 남편을 뒷 바라지 해야하는데.. 저도 노력할께요...
여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