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으로 떠나는 기차
기차에 올라 떠나자.
구두에, 모자에, 눈가에...낮게 앉은 먼지는 툭툭 털어버리고.
발걸음 무겁기는 하지만, 등 뒤로 남겨진 손때 탄 것들이 나를 붙잡기에.
하지만 떠나자.
어디일까...
내 구두 벗을수 있는 곳.
그 구두에 고운 흙 담아 풀 한포기 키울수 있는 곳.
아직 기차는 달리고, 창밖 풍경은 낯설기만 한데...
문득 긴 터널을 지나 밤이 오는가.
밤의 적막은 기차와 함께 레일 위를 달리고
언제 앉았는지도 모를 사람들의 숨소리만 낮게 들려온다.
그 소리, 자장가처럼, 자장가처럼, 조용히 울려퍼져
따뜻하게 나를 감싸안아.
아...눈은 조금씩 감기어 오는데,
먼 곳으로 떠나는 기차는 아직 나에게 내릴 곳을 알려주지 않는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