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으로 떠나는 기차 기차에 올라 떠나자. 구두에, 모자에, 눈가에...낮게 앉은 먼지는 툭툭 털어버리고. 발걸음 무겁기는 하지만, 등 뒤로 남겨진 손때 탄 것들이 나를 붙잡기에. 하지만 떠나자. 어디일까... 내 구두 벗을수 있는 곳. 그 구두에 고운 흙 담아 풀 한포기 키울수 있는 곳. 아직 기차는 달리고, 창밖 풍경은 낯설기만 한데... 문득 긴 터널을 지나 밤이 오는가. 밤의 적막은 기차와 함께 레일 위를 달리고 언제 앉았는지도 모를 사람들의 숨소리만 낮게 들려온다. 그 소리, 자장가처럼, 자장가처럼, 조용히 울려퍼져 따뜻하게 나를 감싸안아. 아...눈은 조금씩 감기어 오는데, 먼 곳으로 떠나는 기차는 아직 나에게 내릴 곳을 알려주지 않는다. 아직은....
낭만비행
2009-10-17 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