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그 허와 실에 대하여...
"오겡끼데쓰까?"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영화속 명대사다.
하지만 지나친 사랑은 확인되지 않는게 좋을 듯 하다.
사랑했던 두 남녀의 기억이 사실을 왜곡하고 기형을 만들어낸다. 마치 세상의 중심인냥 우리가 어릴적 활보하고 놀던 그 골목이
훌쩍 어른이 되어 찾아갔을 때 생각했던 거 보다 너무 작아 씁쓸했던 기억을 누구나 갖고 있으리라.
기억이 오히려 확인되어질 때 초라해진다.
이미 유효기간을 훌쩍 넘긴 옛사랑도 그런거 아닐까…
기억속에 존재하는 사랑은 이미 실존의 사랑이 아니다. 내가 만들어낸 가상공간속의 러브스토리, 즉 소설이다.
나는 그 스토리에 멋진 주인공이고, 그녀는 비련의 뒷이야기를 감추고 나타난 가슴시린 여인인 것이다. 그래서 이루어지지 않고,
그래서 사랑에 목숨 걸고, 그래서 긴 시간을 지나 아직도 가슴한켠이 아리고 하는거 아닐까.
난 오늘도 여전히 그 소설속의 주인공일테고, 기억은 언제나 그 주인공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왜냐하면 영화속 주인공은 언제나 죽는 법이 없고,
언제나 특별하니까...
2009. 09
하늘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