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지난 26일 열린 번암5일장날, 40년째 이발사 일을 해오고 있다는 소기호씨 이발관에는 모처럼 손님들이 줄을 이어 밀어닥쳤다. 앉을 의자가 부족할 정도였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 손님들인데, 평소에는 '이제 그만 문을 닫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한가하던 이발관이 이처럼 붐비는 이유는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
"모처럼 찾아오는 자식놈들한테 안 좋은 모습 보여줄 순 없잖어" 하는 어르신 한 분의 말씀마따나 순전히 추석이기 때문에 모처럼 '머리에 힘 좀 주려고'들 나오신 게다.
일견 무뚝뚝한듯 싶지만, 명절 때면 자식들을 위해 머리손질 하나 옷매무새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시는, 말 대신 온 몸으로 가슴 뭉클한 자식사랑을 보여주시는 우리들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