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장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북 장수 번암장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소시장까지 들어설 정도로 인근에선 다들 알아주는 큰 장이었지만, 지금은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찾는 발길들이 썰렁해진 터라 모처럼의 활기가 장꾼들은 반갑기 그지 없다. "오늘은 모처럼 장이 좀 될려는 모양일세 그려" 하며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 입구를 가리키는 생선가게 할머니의 얼굴엔 웃음이 넘치고, "옛날만 혀도 번암장 서는 날은 이 동네 사람들이 다들 쉬는 날이었는디..." 하고 안타까워 하는 잡화점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순간순간 웃음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오늘은 장사 나오신 번암장 장꾼들 모두 모처럼 두둑한 전대를 만지작거리며 활짝 웃으실 수 있을듯 하다.
내일바라기
2009-09-26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