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졸함에 대하여 내 나이 열, 스물, 받침조차 발랄한 'ㄹ'로 끝나던 그 시기에는 서른, 마흔만 먹으면 마음이 바다처럼 너른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산골짝의 옹달샘을 넘친 물이 시내를 이루고 강이 되어 마침내 생명의 시원인 바다에 가 닿는 것처럼, 나는 내 자신이 호연한 기상을 지닌 크막한 마음의 사내가 될 것임을 꿈에도 의심치 않았다. 허나 마흔의 고개를 지나 돌아본 나는 모든 걸 기꺼이 포용하는 바다의 마음은커녕 옹달샘의 순수함도 잃어버린 옹색하고 치졸하기 이를 데 없는 무뚝뚝한 사내가 되어 있을 뿐.... 홍익의 인간이 되고 싶었으나 협량한 촌부로 낡아가는 자투리. 2009년 5월, 평택 두릉리 민세 생가
자투리
2009-09-09 0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