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어제 대천해수욕장으로 직장사진동호회에서 출사를 갔었다. 멋진 일몰을 담아보리라 500Km의 먼거리를 달려갔건만, 하늘의 구름이 너무나 낮아 멋진 일몰은 없었다. 장관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낙담한 나는 사진을 잘찍어봐야겠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없어져 무리에서 이탈했다. 해변을 자유롭게 거닐다가 연인 한쌍을 보았다. 그 넓은 해변에 사람이라고는 나와 이 연인뿐.. 그렇게 이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는데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어달라며 자신들의 카메라를 건내는게 아닌가? 나는 사진을 찍어줄테니 내 모델이 되어 좀 수고해달라고 부탁하며 사진이 나오면 이메일로 보내주겠노라고 했다. 흔쾌히 승낙하며 45분여를 모델로 수고해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여러 포즈를 취해주는게 아닌가. 키스도 하고 바닥이 뻘인데 무릎도 꿇어가면서...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해가 완전히 저문 후에 서로 인사를 하는 중에 남자가 이야기 하길 어제 청혼을 했다며...그리고는 서로 수줍게 웃어보였다. 작업을 해서 얼른 그 사람들에게 내 사진을 선물해줘야겠다. 이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H(에이치)
2009-09-07 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