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01 _ 카트만두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뜨리부번 국제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빠떤(Patan) 시에선
하루에 4~5 대의 국제선 여객기를 목격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고 떠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물론 관광객.
미국이나 일본, 인도 등지로 유학을 가거나 일을 하러 나가는 네팔인들은
부자이거나 사회 고위층에 연이 있거나 운이 아주 좋은 사람들이다.
자신에겐 평생 비행기를 탈 일이 없을 거란 사실을 잘 아는 대부분의
우리 마을 사람들은 멀리서 들려오는 굉음에 설핏 눈길 한 번 주고는
이내 제 갈 길을 가곤 했다.
비행기가 날아갈 때 세상은 두 개로 갈린다.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는 저 아래 ‘머무는 세상’과
지상에서 올려다보는 저 위의 ‘떠나는 세상’
두 세상 모두,
아득하고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