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 #3
황 병장님.
나보다 약 8개월 선임이었던 그는 부대의 물 공급과 기타 잡다한 일을 맡고있는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나와는 같은 사각지대 맴버로 그가 일 하는 지하 1층의 작업터는 내가 일병에서 병장이 되기까지
맘놓고 차 한잔을 마시며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냄새가 조금 나긴했지만..
황 병장님은 터프한 외모와 달리 동물과 꽃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의 작업터에는 2-3개의 화분들이 있었고,
약 반년동안 키우던 강아지도 있었다. 결국 그 강아지는 부대에서 퇴출당했지만..
현재 그는 일식집에서 야간 주방일을 한다. 간혹 안부를 묻는 통화를 하노라면,
그때 그 지하 작업실에서 느끼던 편안함과 따뜻함이 미치도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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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년 겨울 우리만의 사각 지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