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증'...그 치유되지 않는 메마름과 혼란스러움... 한해는 그렇게 사그라듭니다. 전 그것도 메말라 가는것이라 부릅니다. 초목은 그렇게 메말라 갑니다. 하루도 그렇게 사그라듭니다. 해는 기력을 잃고 저녁은 푸르게 물들어갑니다. 인력으로 이루어낸 빛들만 살아납니다. 빛은 사라지고 또다른 빛들이 물들어오면서 복잡 하게 뒤엉켜 메마른 모습을 더욱 기묘하게 드러내는건. 내마음속에도 태연히 엉킨채로 메말라 가는것과 매하나입니다. 풀수 없는 숙제는 하지 않고 싶습니다만. 이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며 전 풀수없는 숙제에 말라붙어갑니다. 우습습니다. 한여름 푸르를땐 가지와 잎은 모양새 예쁘기만 하던 녀석이. 물기를 잃자 혼란스럽고 뒤엉킨 속을 드러내 보입니다. 정말 우스운건 그 몸뚱이엿습니다. 물오르는 시절엔 굳은 껍질이 몸을 감싸더니. 메말라 가면서 그렇게도 두터웟던 껍질을 훌훌 벗어버립니다. 어찌...껍질 벗은 몸뚱아리는 차라리 매끄럽고 아름다워보입니다. 그나마 짧은 햇살자락이 비출때 하늘은 아무리 외쳐도 회색빛 이엿습니다. 그녀석 산너머로 사라진후 메마른 빛마저 소진해 갈즈음엔. 제 벗같은 상자곽엔 냉정할만큼 푸르게 담겨집니다. 나에겐 탈수증이 잇습니다. 언제부턴지 모를 갈증은 그것 때문인가봅니다. 이젠 마지막에 치닫는듯 아무것도 남기질 않습니다. 물기 빠진 나에겐. 혼란스럽고 뒤엉키고 풀리지 않는 생각의 줄기들이 남앗습니다. 난 메말라 벗기워져도 매끄러운 몸뚱이는 갖지 못하나봅니다. 내가슴에 빛은 사그러 들어도 푸른 바탕으로 남지 않나봅니다. 제겐 탈수증 만큼 지겨운 병이 또 숨어 잇나봅니다. 이제 그병을 보듬어 않고 아끼며 살고픈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메말라 감추고 담아둘곳이 없나봅니다. 훌훌벗은 내가 매끄럽고 단단하게 남아잇기를 꿈꿔봅니다. 전 지금 메말라가며 벗어 나갑니다. 두가지 병은 어쩌면 한 뿌리 일런지 모릅니다. 치유되지 못할 병... 치유하고 싶지 않은 병... 벗어도 부끄러운게 속상할 뿐입니다... 내 자화상 처럼 느껴져 담아보려 햇는데. 어울리지 않게 저녁 하늘은 왜그렇게 부끄럽게도 푸른지... 혼란스러운 가지 밑으론 조용히 벌거벗은 매끈한 몸뚱이 인지... 나와 닮앗구나 싶은건... 어지러운 가지들과 사람이 만들어낸 빛에 온통 물든 모습이엇습니다. 수선스런 심정으로 수선스런 사진만 올려서 보시는 분들께 죄송스럽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망가져가는 나를 보일수 잇엇으면 해서 입니다. 그렇게라도 벗어나가다 보면 좀 나아질지 싶은 어리석음 입니다. 모두 건강 하시길... 특별한 기술이나 뒷손질 하는 재주도 없습니다. 그냥 하루해 다 보내주고 어둠이 반가워지면 저렇게 담게 됩니다... 챙피한 이야기 입니다. 그치만 그게 좋아서 겨울 길지않은 햇살 다 보내주고 기다렷답니다. 어리석은건 여전 합니다.. 하하하 라고 크게 웃고 싶은데...헐....
카알
2003-12-2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