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와 달리 허약해서 조금만 무리해도 삐걱거리는데 눈이 온 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산에 올랐다. 엄청난 산은 아니고 동네 뒷산... 산엔 눈이 덜 녹았겠지... 아침에만 잠깐 본 눈이 아쉬웠던게다. 그리고 이 사진을 찍고 나선 거의 20m 정도를 안넘어지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산을 뛰어 내려왔다. 실상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그림자를 보고 싶었는데 그게 생각한 것처럼 되지 않고 미끄러진 것이다. 이대로 넘어지면 크게 다쳐서 병원 신세거나 손에 들고 있는 T3가 박살이 나는 것이었다. 그 스피드와 잠시동안의 공포에서 벗어나 겨우 멈춰섰을 때... 저절로 감사기도가 나왔다. 그런 기억... 그리고 숲은 조용했고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고마웠다. T3, Fuji 200. 12082003
김희연
2003-12-25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