線
능 하나하나는 실로 이천 년 동안 자연스레 흙이 흘러내려
능선이 물흐르듯 아름다운 곡선을 지으며 연이어져 있다.
바람부는 대로,
비오는 대로,
자연의 변화에 순순히 맡긴 채 형성된 형태였다.
바람은 무덤의 모양에 따라 불었고,
비는 무덤의 선 따라 흘렀다.
수천 년 풍우(風雨)가 만든 형태다.
그것은 부정형의, 비대칭의, 어떤 다른 모양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절대적 오브제(objet)가 되어 버렸다.
그것들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하늘 위로 솟구친,
화석이 돼 버린 듯한 노송의 거대한 숲 한가운데 넓은 공간 속에
거장의 작품처럼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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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자 강우방님의 "千年의 오브제, 五陵" 중에서 발췌
촬영지 : 창녕 박물관 앞의 교동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