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여름 연세대 앞 ■
26개월의 국방의 의무기간 중 어느 여름
나는 동생의 학교 앞에서 벌써 10일이 넘게 철야를 하고있다.
혹여나 동생이 볼까봐 맘 졸이던 시간...
모두가 피곤에 지쳐 쓰러져 닭장의 닭들처럼 잠자고 있을 때
제대를 얼마 안남긴 고참이 추억이라며 사진기를 내게로 돌렸다.
결국 동생의 학교에는 불이나고 의경 한명이 죽었다.
그리고 결국 한총련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가 가졌던 의도가 아니지만 국가... 아니 국가를 움직이는 자의 의지가
나를 통해 행사되었기에...
나는 매해 4월과 5월에 선배들과 지금도 힘들게 자신의 믿음의 길을 가고 있을 후배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PS. 가끔 보이던 우리학교 선배님 후배들 그 때 방독면이 내 얼굴을 덮고 있음이 참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