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그 바닷가
새카만 풍경의 밤 기차도, 푸르스름한 여명도,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도, 하늘과의 경계가 희미한 바다도,
내 고민이나 걱정을 덜어주진 않았다.
마음 속으로 수만 번 소리쳤지만,
날은 점점 밝아오고, 파도는 여전히 높고,
바다는 희미한 화이트 노이즈만 내뿜었다.
난 뒤돌아서 도시로 되돌아왔다.
바다는 처음처럼 그곳에 남아있다.
아직도 파도가 치고 있겠지.
괜찮다, 괜찮다.
자연의 웅장함에 내가 작아지지도,
영화에서처럼 가슴이 뻥 뚫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괜찮다, 괜찮다.
바다가 있다. 나는 이곳에 있다.
당신은 그곳에 있다.
괜찮다, 괜찮다.
아직 살아있다.
아직 파도가 친다.
끊임없이, 당분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