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외할머니
기와집, 외양간과 소, 재래식 화장실과 똥돼지, 우물,
냇가와 송사리 떼 , 빨래터, 시골 흙길, 저수지와 뒷동산.
시골하면 떠오르는 모든것이 아름답게 존재하는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양 팔 벌리시고 달려와서 안아주셨었다.
세월은 흘러 할머니의 허리는 더욱 굽었고, 나는 반대로 더욱 커져만 갔다.
약 반년만에 다시 뵈었는데 할머니께선 더욱 늘어난 주름과 기력없는 모습으로 날 맞이하여 주셨지만
환한 미소는 변치 않으셨다.
몸이 편찮으셔서 서울의 큰 이모집으로 올라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모든 일을 중단하고 찾아 뵈었다.
아프신 모습을 남기고 싶지 않다며 사진 찍히시는 걸 거부하셔서 한장 밖에 못찍었지만,
시골에 내려가서 한복 이쁘게 차려 입고 내 카메라 앞에서 환한 미소를 보여주시기로 약속하셨다.
하루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