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슴에 당신을 묻는다 나의 가슴에 당신을 묻는다 당신이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나는 그때처럼 여의도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팔짱을 끼고 기꺼이 드러눕겠습니다. 당신이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20년 전 묵은 노래라도 꺼내어 나는 기꺼이 민주주의를 목 놓아 부르겠습니다. 정녕 당신이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때처럼 가슴 속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서러움의 눈물이라도 흘리겠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눈물이 더 눈 속에서만 맴돕니다. 눈물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눈물을 흘려도 보아줄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 노래는 그저 공허한 가락이 되어 가슴 속에서만 터질 듯 반복됩니다. 목 놓아 민주주의를 불러도 들어줄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 분노는 촛불이 되어 타고, 또 타도 이 밤을 밝히지 못합니다. 그 환한 밤길을 이제는 걸어갈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실 거였으면 그 강직한 목소리라도 들려주지 말지, 그 환한 웃음 보여주지나 말지, 내 마음 속에 희망만 풍선처럼 부풀려놓고 가십니까? 이제 희망은 꼭지 풀린 풍선이 되어 핑핑거리며 너저분해질 일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더 듣고 싶고, 보고 싶고, 말 나누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듣지도, 보아주지도, 돌아오지도 않을 것을 알지만 드러누워 눈물 흘리며 불러봅니다. 아, 민주주의여!
준™
2009-05-24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