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61 봄작별 덧없다는 말과 같이 그와 그는 그렇게 우리들 곁을 떠났다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새어 사라지는 쓸쓸한 것들에 이제 우리가 적셔 흐를 때 그와 그는 흐릿한 막차의 불빛처럼 들판 끝 산모롱이를 돌아갔다 버려진 곳에서도 진달래꽃들은 불타듯 아름다이 피고 상한 마음으로 보아도 저녁 노을은 금관처럼 어여쁜데 그와 그가 한 소리 깊은 숲을 지나는 신음만 남기고 마지막 불꽃에 뼈마저 태우고 가버렸다 세상과 바꾸어버린 순결한 꿈들은 무엇이었을까 한송이 노오란 개나리꽃처럼 작았을지라도 사랑이 떠나버려 텅 빈 이 광망한 우주보다는 너무도 커서 저 멀고 먼 하늘 끝으로 걸어가버린 것일까 덧없다는 말과 같이 그와 그는 그렇게 우리들 곁을 떠났다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새어 사라지는 쓸쓸한 것들에 이제 우리가 적셔 흐르며 조금씩 조금씩 아플 때 --- 나해철 ---
아직도못차린
2009-04-20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