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사람들1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시장구석에 생선함지를 놓고 생선장수를 하신다. 마른 논바닥 마냥 불어터진 어머니의 손마디로 이만큼 커온지라...
작은 상점하나 내드릴 형편은 못되는 것이 마음에 걸려 매일 어머니를 바래러 그 시장골목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또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들을 만난다.
시장에 이르면 첫어귀를 지키고 있는 과일할머니...귤을 몇개 어머니에게 사 드리려다 마음 한구석이 웅클거린다.
어머니에게 듣자니 자식들 과일장사로 먹여서 키워놨더니 몇년간 연락도 없다는 할머니...월세방 한칸 돈이 아까워 추우나 더우나
비닐한장으로 바람막이를 하고 여기서 주무신다. 갈 곳이 없으신게다. 그래도 가끔 과일을 사며 몇마디 건네면
내손으로 할 벌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라고 서글픈 웃음을 띄우신다.
얼마전엔 그곳에서 그리 주무시다가 젊은이 몇에게 한푼두푼 모아 담아놓은 돈 주머니를 빼앗기셨다고 한다.
그래도 웃으신다. 지놈들 얼마나 살기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시고는 웃어버리신다.
그러다 끝내 울먹거리시던 그 한마디가 어머니의 사랑인가 보다..."내 자식도 어디가서 저리 힘들어 못오는갑다. 그래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