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나는 기억한다.
가만가만 내 등을 쓸어내리던 네 거칠었던 손바닥.
오르간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희다못해 푸르스름했던 네 예쁜 손가락.
겨울마다 트고 갈라져 날 속상하게 했던 네 손등.
강단 있던 네 주먹.
매일같이 기타의 현을 잡느라 박혀있던 네 손의 굳은살.
너에겐 참 어울렸던 까만 반지.
큐걸이를 잡을때마다 예쁘게 튀어오르던 네 손등의 힘줄.
내가 잘라주길 기다렸던 네 연분홍빛 손톱.
깍지를 끼면 내 힘으론 뺄 수 없었던 네 손마디.
네 손에 인이 박혔던 알싸한 연초냄새.
손가락으로 맞잡은 내 손바닥을 간지럽히던 네 손버릇.
따뜻했던... 때론 뜨거웠던. 결국엔 차가워져버린. 네 손.
내 손을 스쳐간 그들의 손.
다시 한번 그 감촉을.
그 냄새를.
그 모습을.
그를.
그들을.
기억은 꽃이 되어 꽃잎은 눈물이 되어.
......................................................................................................................................................................
━━━━━━━━━━━
Portrait Photo Team
http://www.trage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