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사람은 태어나면서 하나의 모래시계를 엎어놓았다.
개인마다 다른 모양으로 다른 양의 모래를 가지고 태어난다.
얼마만큼의 모래가 남아있는지는 알 수 없는 불투명의 용기에 담겨져 있고, 또한 다시금 엎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무한한 모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 모래가 아주 많이 남아있기를 또는 아주 많이 남아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심지어는 영원히 바닥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도 있다.
개인마다 주어진 삶의 모래시계가 투명이라면 지금과 같은 모습일까?
우리의 삶의 모래시계는 투명하지도 않고 다시금 세울 수도 없다.
또한 무한한 모래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어느날 갑자기 바닥나 버린 모래 때문에 당황하거나 땅을 치고 한탄하지 않으려면 모래시계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모래가 떨어지는 만큼 남아있는 양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