昭 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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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장 슬픈 시간은 새벽 네시라고 했다. 잠을 자기도 그렇고 안 자기도 그런 시간.
그 시간까지 잠들지 못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을거라며, 안 자자니 몸이 피곤하고 자자니
출근해야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다섯시
여섯시가 되면 잠들기를 아예 포기하고, 아침을 맞는 사람들
이, 여기에 거기에 그리고 먼 그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불면의 밤을 지새우다 몸이
지쳐 쓰러진 채로 잠이 들곤 한다. 그 어둡고, 고요한 새벽에 우린 무엇을 하나. 나는
지도를 펼쳐 놓고 지명을 읽고 있다,
당신의 눈썹처럼 여윈 초생달
숲 사이로 지고
높은 벽 밑둥아리에 붙어서
밤세워 울고난 새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아래
밤새 울고난 새벽
w_20090117 므.
시인과촌장/새벽
p_20090102 남해 B540 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