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村 - 비오는 날
청계천의 북쪽 일대라 하여 북촌이라고 불리는 곳은 오늘날의 인사동/안국동/계동/가회동 일대를 지칭하는 지역이다. 경복궁과 동쪽의 창경궁,창덕궁 사이의 이 동네는 조선시대에는 궁궐에 출퇴근하기 가까워 많은 관리들, 양반들, 궁외 거주 왕족들의 집이 많았고 아직도 이 곳은 한옥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많은 한옥들이 남아있다. 물론 지금은 일제시대를 겪으며 급격히 도시화된 서울에 맞게 다분히 계량된 도시형 한옥으로 전통 가옥과 양옥의 가교역할을 했던 과도기적 건물들이지만 그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종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그것이다.
전주나 경주에서 보이는 것 처럼 이 일대의 한옥구역에서도 보존이라는 논리에 재산권의 제한을 받는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으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 지역 주민들의 의식 수준또한 높다. 살고 있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통해 구경온 사람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통제'가 아닌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뒷 받침된 '보존'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지금 이곳에는 북촌 한옥마을 탐방로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 보존의 가치를 알리는데 보다 큰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