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M6 / Summicron 35mm asph
TMY / 5ED
유년기 시절에는 두려움의 대상,
사춘기 시절에는 반항의 대상,
당신과는 다르게 살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었지만,
묘하게 스스로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감을 느낀때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소시적 호통만 치시던 아버지의 모습은 간데없고,
하루에 한줌씩 약을 먹고 투병하시는 초라하고 볼품없는 노인의 모습을 본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 당신은 나에게 별 말씀이 없으셨다.
그래서, 당신의 父情을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앞으로도, 父情의 전부를 이해하긴 어려울 것 같다.
파킨슨병으로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갚지못한 마음의 빚에 초조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