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한 마흔 명쯤 돼. '선생'이라면 그렇게 치를 떨고 욕을 해댔던 내가, '선생'이 되었다니 참 웃기지 않니. 그것도 무려 고등생을 가르치고 말이야. 그래 맞아, 세상 일은 진짜 모르는 거야. 네가 농사를 짓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어쨌든, 나는 이제 겨우 3년차이기 때문에 늘 공부해야 돼. 이런 말을 하면 다들 똑같은 반응, "선생님인데 왜 공부해?" 그러게나 말이야. 나도 선생님 되면 공부 안 해도 될 줄 알았어. 그런데 이게 뭐야. 매일 해뜰 때까지 머리 싸매고 공부해야 되잖아. 속았어. 아, 원장님 미워. 20대 꽃청춘을 언어영역 문제만 풀며 보내다니.
그래도 이런 생각으로나마 위안을 삼으려고.
'나는 20대에 많은 문제집을 풀었기 때문에 30대, 40대에 어떤 문제가 닥쳐도 해결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