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曲 5
당신이 나에게 안도와 불안을 함께 주신 것은 나에게 기도가
있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혹 눈발이 드문드문 내리는 날
허전히 걸어갈 때에 그 의미는 마음속에서 절박한 기쁨으로
바뀌어오는 것이었습니다.눈 내리는 속에서 바알갛게 불밝힌
창을 바라보는 것, 새벽녘 캄캄한 꿈이 끝날 적 쯤해서 人馬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허나 다음에는 항상 떨리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 떨림 오래 계속되면, 이제는 기도까지가
우스워지는, 우스움 속에서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세계, 그러나 거기로 다가가는 내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황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