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의 빛
어렸을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리집은 항상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학교에 다녀오는 길은 너무 힘이 들었고, 책 서너권 들은 책가방과 신발 주머니가 너무 무겁게만 느껴졌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학교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언덕을 넘어가야 하는데, 비가 빠르게 내려오는걸 거슬러 올라가니 신발이 다 젖고, 물이 신발을 타고 튀어서 바지도 거의 젖었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적 이런 말을 했던것이 기억이 난다.
"우리집은 도둑 들일 없겠다!!"
"건물 구석에 있구 꼭 화장실 갔잖아~~"
하고 천진 난만하게 웃었더니, 부모님께서 씁쓸한 미소를 지으셨던것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조금 크고 나서 내가 그런 말을 했던것이 부모님께 상처가 되었다는 걸 알았고,
관절이 안좋으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내가 커서 돈 많이 모아, 좋은 집에서 부모님을 모셔야 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세월이 흐리고, 지금은 성남에 거주하고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산동네 성남.
여태 살았던 동네에 비해 가장 높은 높이를 자랑한다.
집에서 위로 10분만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산 정상에 오른듯 건물들이 하나씩 구분지을 수 없을만큼 작게 보인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가 어떤곳에 발을 들여놔야 하는지 고민이 크다.
부모님께 받은 큰 사랑으로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큰 사람이 되서 부모님 뿐만 아니라
어려운 세상 사람 모두에게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태양이 중천에 뜨지 않을 땐 골목엔 언제나 그림자 뿐이다.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만 골목을 비추는 태양이지만 나는 그런 태양이 좋다.
아무리 힘들게 살아왔어도 아주 구석진 곳에 살고 외진곳에 살았어도
언제나 태양은 나를 비추고 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힘들게 계단을 오르는 이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