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예전엔 요래요래 두 팔로 사람들을 헤치며 댕겼어. 오일장 보러 나온 사람들이 얼매나 많았는지..." 시장이 왜 이리 썰렁하냐고 여쭙자 한바탕 신바람을 내며 옛이야기를 들려주시는 80고개의 할머니. 스물 몇 살 때부터 근 50여 년을 장터에서 살다가 지금은 은퇴하셨다는 할머니는 "요즘은 시골에 맨 혼자 사는 노인들 천지라 뭘 통 사지도 않고, 동네마다 마트가 생겨서 예전처럼 쌓아놓고 살지도 않아. 그러니 장이 잘 될 턱이 있나" 하며 아쉬워 하신다. 할머니 말씀처럼 '요래요래 두 팔로 사람들을 헤치고 댕기며' 장을 봐야 하는 그런 '좋은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싶다.
내일바라기
2008-12-19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