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미소
큰아들 세 살 때 그놈을 등에 들쳐업고 처음 장에 나왔다는 그녀.
그 아들이 벌써 마흔 한 살이라니 근 40년을 장터에서 살아오신 셈이다.
원래는 예순 다섯까지만 장에 나오려고 했는데, 예순 다섯이 된 지금도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선뜻 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그녀.
장 경기가 옛날 같지가 않아 하루 종일 앉아 있어봐야 별로 장사도 안 되지만, 집구석에 있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돈 쓸 일밖에 없으니 장에 나와 앉아 있는 게 그나마 돈을 버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장터 한 켠을 지키고 앉아 있다.
자식들도 다 키워놓은만큼 더 이상 장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처지임에도 노느니 염불한다고 심심풀이 삼아 장에 나온다는 그녀.
장도 죽고 경기도 안 좋아 하루 종일 팔아봐야 그 전에 비하면 3분지 1이나 벌까 말까 하지만, 큰 욕심 내지 않으니 속 끓일 일도 없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만 하면 살 길은 있다고 믿는다는 그녀.
요즘 같은 극심한 경기 불황 속에서도 그녀가 환히 웃을 수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