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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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저씨 우리 아빠 아냐.. 우리 딴데 가자.."
나는 화급히 친구들을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땀에 절은 지저분한 옷에. 멀리까지 풍기는 술냄새.
당신이 싫었습니다. 당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렇게 날 부르는 당신을 무시하듯 도망간 날에도.
당신은 날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루하루 늘어만 가는 기침. 그 기침이 폐병이란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이 평생 일한 그 공장 그 곳에 처음으로 내가 일하던 날
허리 한번 제대로 펼 수 없는. 창가 하나 없는 숨막히는 공장.
그런 곳에서 당신은 오직 가족만을 위해 불평 한마디 없이
그토록 처절하게 하루하루 싸워왔음을 나는 비로소 알았습니다.
내 옷은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오늘 나는 술을 마셨습니다.
어릴 적 싫어하던 그 모습이 오늘 내가 되어 있음에 흐느낍니다.
당신이 누워있는 방. 당신 앞에 쓰러져 난 흐느낍니다.
이제야.. 이제야..
당신을 사랑한다고, 자랑스런 아버지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날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따스히 날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 03. 11. 03. 신스키의 글 "아버지"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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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한때는 꿈 많은 소년들이었으리라...
"돈 벌어 오는 자"로 귀착되어버린 그들의 꿈은
무참히 짓밟히고, 찢겨지며, 사라져버렸다.
"권위"란 짐밖에 되지 않는 감투가 되어버린지 오래.
가족에게 소외받은 그들은. 외로움에 떨면서도.
그 "무거운 짐" 때문에 외롭다 말할 수조차 없다.
뼈대 밖에 남지 않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오직 "침묵" 뿐.
그들은.. 지금도 하루하루 비틀거린다.
그들에게.. 따스한 햇살 한번 내리쬐지 않은지 이미 너무 오래.
"내일은 해가 뜨겠지... 내일은 해가 뜨겠지..."
그들의 소원은. 한낱 중얼거림으로 속으로만 삼켜댄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무시받는 첫 세대인 그들은...
오늘도... 고개를 숙인다...
마음속엔... 가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끝없는 사랑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접고. 화를 속으로 삼키며.
오늘도... 그들은... 고개를 숙인다...
"여보게... 세상에... 다시 오려나..."
BGM = G선상의 아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