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그립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돌보는 화분을 헤아려 보니 63개였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화분의 꽃이며 나무들을 손질하고 있었다.
그녀가 잘라 낸 나뭇잎 하나를 들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등 뒤쪽으로 세운 두 팔에 온 몸을 기댄 채,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의 귀에 나뭇잎을 꽂았다.
나의 장난질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웃기만 할 뿐.
2003년 9월 14일. 추석연휴 마지막날.